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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외국인(중국) 학생 연아학교와 수업 2020. 12. 11. 15:46
1학기가 마무리될 쯤 교무부장님께서 5학년에 중도입국한(중도입국이 아니다. 이 글 쓸 때 제대로 몰라서 이렇게 썼는데, 외국인 학생이 맞다. 중도입국 학생과 외국인 학생의 차이가 궁금하신 분은 제 블로그의 다른 글을 보시면 자세한 설명이 있답니다!!) 중국인 여학생이 전입을 오게 되었다고 알려 주셨다.
한국어는 전혀 안 되는 학생 연아(가명).
학급인원수는 우리반이 제일 많았지만, 우리 반으로 보내 주시라고 부탁드렸다.
다문화 이슈에 관심도 많고 관련 정보도 좀 더 많고, 중국어도 조금 할 줄 알고
무엇보다도 여학생인데 다른 반 선생님들이 다 남자분들이니
그냥 내가 맡는 게 여러모로 학생이 편하겠다 싶었고, 내가 많이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학기 개학하는 날 연아가 우리 반으로 오게 됐다!!!
사실 5학년이면 꽤 컸고, 더군다나 사춘기에 슬슬 접어드는 시기인데
언어가 전혀 안 통하는 다른 나라에 뚝 와서 학교생활하는 게 정말 쉽지 않은데..
잠시 이야기해보니 연아는 조용한 스타일이었고,
교실에 데려와서 인사하도록 하려는데 그조차도 부끄러워하고 꺼려했다.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가만히 혼자 있고싶다.....관심 안 줬으면......ㅠㅠ'
이라는 바이브를 온 몸으로 뿜어내던 연아가!!!
3달 반정도 지난 지금은 너무 적응을 잘 해서 잘 지내고 있다 ㅠㅠㅠㅠㅠㅠ 정말 감동
이렇게 적응을 잘 하게 된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었는데
1. 연아가 참 기특한 학생이다.
연아가 엄청 노력하는 스타일에 꼼꼼한 스타일이다!!!
눈치도 빠르고 성실해서 그냥 연아는 어디에 갖다놔도 잘 됐을거다.
아마 중국에서 학교생활 할 때에 조용하고 수업 열심히 듣는 성실한 모범생이었을 듯하다.
2. 기초학력강사님이 새로 오셔서 1:1 전담으로 주 3회 수업을 해주신다.
한국어가 일단 하나도 안 되니, 그걸 어떻게 도와줘야 하나 하고 다문화센터에 전화해서 여러가지 정보를 얻었다.
일단 나라에서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은, 연아가 정식으로 비자받고 들어온 학생이 아니라
법적인 다문화 카테고리에 부합하지 않아서 하나도 지원이 안 됐다 ㅠ
대안으로 진행되는 다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수업이나 성당 등등에서 운영하는 한국어 교실은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운영 또는 미운영......
막막하던 차에 학교에서 기초학력 담당 선생님께서 새로 오셨고
연구부장님께서 추천해 주셔서 연아가 하게 되었다!!
기초학력 강사님과 주3회 한국어 공부를 하고, 강사님도 넘 좋으시고 연아도 열심히 하니
정말 많이 늘었다. 이건 진짜 여러모로 신의 한 수였다!
3. 우리 반에 중국 다문화 학생이 많고, 연아에게 먼저 관심갖고 다가가고 도와주는 예쁜 학생들이 많다.
사실 이걸 미리 염두에 두고 연아를 우리 반으로 보내달라고 한 것도 있다.
그런데 정말 기대 이상으로 우리 반에서 연아에게 관심을 가지고 연아와 이야기하려고 하고,
뭔가 이해를 못하고 있을 때 최대한 도와주려고 하는 예쁜이들이 진짜 많다!!!!!!
이렇게 반 친구들도 너무 좋고, 강사님도 좋으시고,
나도 될수 있는 한 최대한 긍정적인 관심을 주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연아가 이제는 적응을 아주 잘 하게 되었다.
첫인상에서 느꼈던 '나는 웬만하면 건들지 말고 그냥 두세요....'의 아우라는 싹 가시고
나는 못알아듣는 중국어지만 어쨌든 무언가를 이야기해주는 깜찍발랄 연아의 모습이 드러났다 ㅎㅎ
아무래도 그래도 한국어가 많이 부족해서, 수학 미술 체육 음악 이렇게 한국어가 많이 필요 없는 수업만
겨우겨우 눈치껏 참여하는 정도지만 ㅠ
얼마 전에 거의 200문항짜리 진로검사를 5학년 전체가 했는데
다 한국어라... 연아가 하기 엄청 어렵겠지만 그래도 안 시키기도 그래서
연아한테 구글 번역기 사진번역 기능으로 해볼 수 있으면 해보고 힘들면 하지마! 하면서 검사지를 줬는데
다음날 연아가 다 해 왔다. 정말 이렇게 끈기있고 성실한 5학년 또 어디 있나요!!!!
그거 받고 너무 기특해서 문득 처음부터 지금까지 연아의 우리 반 생활을 돌아보니 넘 기특해서 기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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